- [null] 『골골 100세』피하려면 고혈압부터 잡아라Ⅰ
- 2016-07-18
자신의 혈압이 높은지 몸으로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혈압이 높으면 심장은 물론 뇌, 눈, 팔, 다리까지 손상 입을 수 있다. 몸이 서서히 병드는 것이다. 그 때문에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관리하지 않으면 수명이 단축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80.2세보다 1.1세 더 높다. 그러나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세다. 8년 이상을 질환과 싸우다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이것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큰 고통을 준다.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만만찮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재의 건강 화두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9988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3일만 아프다 죽는다)'에 성공하는 방법은 없을까. <헬스조선>이 연중기획 '건강수명을 늘리자'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본다.
PART 1. 나도 고혈압인가?
혈압은 무엇이고, 고(高)혈압은 무엇인가?
심장은 쉬지 않고 뛰면서 혈액을 밖으로 내뿜는다. 이렇게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이 혈관벽에 부딪히는 힘 의 크기가 혈압이다. 혈압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온 몸에 혈액이 돌면서 각 세포에 산소를 운반해 우리 생명 을 유지시킨다. 심장의 펌프질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곳 은 좌심실이다. 심장이 수축하면 좌심실 안에 모여 있던 혈액이 단숨에 대동맥으로 흘러나가 온몸으로 퍼진다.
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확장기) 혈압으로 나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뿜을 때의 혈압이고,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시켰던 내부 공간 을 다시 넓히며 혈액을 받아들이는 동안 대동맥을 흐르는 혈액 흐름의 세기를 말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상태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만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8.9%로 3명 중 1명이 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해 국내 비만 환자가 늘면서 고혈 압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식습관, 유전이 큰 영향… 때로는 특정 질환 탓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명확하지 않은 여러 원인이 복합 적으로 작용하는 '본태성고혈압'이다. 본태성고혈압은 전 체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유전,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부 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이 50%, 부 모 중 한 명이 고혈압이면 자녀는 30%, 부모가 모두 고 혈압이 아니면 자녀는 5%가 고혈압을 겪는다.
생활습관 중에는 식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름진 음식 을 많이 먹으면 혈관에 기름이 끼고 두꺼워지면서 혈압 이 높아진다. 비만도 문제다. 비만인 사람은 인슐린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는 혈관의 교감신경계를 활성시켜 혈압을 높인다. 소금, 간장, 된장 같은 짠 음식 도 혈압을 높인다.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우리 몸이 혈 액 속 나트륨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액 속 수분량을 늘리는데, 결과적으로 몸에 순환 하는 혈액량이 증 가 하 면 서 혈압이 높아진다.
마른 사람 중에도 혈압이 높은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때는 선천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콩팥이 염분을 몸 밖으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서 체액량이 늘고, 이 때문에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본태성고혈압을 제외한 나머지 10%는 '이차성고혈압'이 다. 이차성고혈압은 콩팥병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부신 종양 등의 특정한 원인 탓에 생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사구체신염이다. 이는 콩팥 내에서 혈액의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차성고혈압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이차성고혈압 환자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인데, 고혈압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돼 중증고혈압으로 빨리 악화됐거나, 고혈압이 약물로 잘 조절되지 않을 때 의심해볼 수 있다. 10대 후 반에서 20대 초반에 고혈압이 생긴 사람도 이차성고혈압을 의심해봐야 한다.
혈압계 팔꿈치 위에 차고 측정하는 게 정확
혈압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자신의 진짜 혈압 을 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혈압기를 팔꿈치 위에 차고 측정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신체 말단 부위로 갈수 록 혈관이 얇고 잔뼈가 많아 혈압 측정이 잘 안 되기 때 문이다. 손가락이나 손목에서 혈압을 재면 안 된다. 보통은 7~10일, 길게는 2~3주 정도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씩 혈압을 재고, 그 외의 다양한 상황에서 추가로 혈압 을 측정한다. 한 번에 2~3회 측정하고 그 평균값을 기록한다. 20회 이상의 측정치가 모이면 평균을 낸다. 다양한 상황에서 혈압을 측정해 평균값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