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ll] 건강한 사람, 아스피린 처방 득일까? 실일까?
- 2019-03-27
1차 예방 위한 10가지 수칙 발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미미… 출혈 위험 뚜렷해 '득보다 실'
건강한 사람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과연 득(得)이 될까? 이에 대해 10여 년간 심장학계에서는 논란이 있었다. 최근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만한 결론이 나왔다. 미국심장학회에서 건강한 사람의 아스피린 복용(1차 예방)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인정을 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10가지 수칙'을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스피린에 관련한 내용이었다. 수칙에는 '아스피린은 건강한 사람의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최종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드물게(infrequently)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건강한 사람이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조금’ 있지만, 뇌출혈·위장관출혈 위험이 뚜렷해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에게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쉽게 처방했지만, 10여 년 전부터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보다 출혈 등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연구가 일관되게 나와 아스피린 처방을 안 하는 추세이다. 아스피린은 주로 뇌출혈, 위장관출혈 위험을 높이는 데, 이는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다.
지난 1월 저명한 의학학술지 자마(JAMA)에 아스피린 관련 연구 13편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아스피린 복용군이 비복용군에 비해 11% 높았지만, 아스피린 복용군의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은 비복용군보다 1.43배로 높았다.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조금' 있었지만, 출혈 위험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건강한 사람뿐만 아니라 당뇨병·고혈압이 있는 사람조차도 아스피린 복용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의 결론이다.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조차도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보다 출혈 위험이 뚜렷해 아스피린 복용의 정당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JAMA의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 3만361명을 재분석한 결과, 아스피린 복용군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11% 감소했지만, 주요 출혈 위험은 1.29배로 높았다.
이번 미국심장학회 지침에서 '드물게 사용'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속뜻은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직도 고령의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쉽게 처방하는데 주의해야 한다. 단 뇌경색, 심근경색 환자는 2차 예방, 즉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2차 예방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