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ll] 소금 섭취하면 혈압 크게 오르는 『소금민감성』아세요?
- 2017-09-14
소금민감성 개인마다 정도 달라… 소금 배출 못하게 하는 유전자 탓
콩팥 나빠져도 소금민감성 높아져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사람에 따라 혈압 상승 정도가 다르다. 특히 소금을 조금만 먹어도 혈압이 높아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를'소금민감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보통 저염식사 후 고염식사를 할 때 혈압이 5~10% 이상 변하는 사람을 소금민감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리거나 이 때문에 사망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소금민감성 자체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1980년대 소금민감성 개념이 대두된 이후부터 소금에 더 민감한 사람을 찾으려는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소금민감성은 유전적인 요인이 커 최근 학계에서는 소금민감성을 높이는 변이 유전자를 찾는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소금민감성은 유전자 외에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여성호르몬 분비 저하 때문에도 높아질 수 있다.
▶ 특정 유전자가 콩팥의 나트륨 재흡수 기능 떨어뜨려
소금민감성은 유전적인 원인이 가장 크다. 원래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높으면 콩팥에서 나트륨을 흡수해 소변으로 배출한다. 그러나 소금민감성을 높이는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이러한 작용을 잘 못한다. 이렇게 되면 혈액 내 나트륨이 계속 높은 상태로 있어 삼투압 작용으로 인해 혈액량이 늘고, 혈압도 올라간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소금민감성을 유발한다고 밝혀진 유전자들은 변이된 STK39 유전자나 ATP2B1 유전자, SLC12A3 유전자 등이다.
이런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실제로 소금민감성이 높아 혈압이 많이 오른다는 임상 연구가 발표한 바 있다. 18세부터 65세까지 성인남녀 101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간 하루 100㎜ol(소금 5.6g)의 나트륨이 첨가된 저염식사를 하게 하고 24시간 활동혈압을 잰 뒤, 다음 일주일 동안은 하루 300㎜ol(소금 16.8g)의 나트륨이 첨가된 고염식사를 하게 하고 활동혈압을 쟀다. 그 결과, 28명(27.7%)이 고염식사 후 혈압이 4㎜Hg 이상 증가해 소금민감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유전자 검사결과, 소금민감성이 높았던 28명은 변이된 STK39와 ATP2B1 유전자 등 소금민감성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명숙 교수팀이 변이된 SLC12A3 유전자를 가진 초등학생이 소금민감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유전자를 가진 초등학생이 혈압이 더 높았고, 비만율도 25%로 그렇지 않은 그룹(15%)보다 높았다. 이명숙 교수는 "변이된 SLC12A3 유전자로 인해 체내에 들어온 소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비만 위험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콩팥 기능·여성호르몬 분비 저하도 위험 요인
소금민감성 유전자가 없는 사람이라도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소금 배출이 잘 안돼 소금민감성이 높아질 수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나 노인 등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체내에 들어온 소금이 콩팥에 도달해도, 콩팥에서 소금을 흡수해 배출하지 못해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다.
폐경 이후 여성도 소금민감성이 높아져 폐경 이전 여성보다 고혈압 유병률이 3배나 된다.
▶ 부종·야뇨증, 높은 소금민감성 의심
소금민감성은 소금 배출이 잘 안 돼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할 수 있다. 보통 소금이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 신체 가장 끝쪽인 다리로 몰려 부종이 잘 생긴다. 체내 남은 소금이 밤 사이에 배출되면서 야뇨증이 생기기도 한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 식사 후 자주 가벼운 두통 증세와 뒷목 경직이 있어도 의심해야 한다. 소금민감성이 높아 혈압이 급격히 올라간 것일 수 있다. 소금민감성이 의심되는 사람은 저염식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요리 시 소금을 최소한만 쓰고, 소금 대신 허브나 후추 등 감칠맛을 내는 다른 조미료를 사용하면 좋다.
☞ 소금민감성
소금 섭취에 따라 혈압이 변하는 정도. 저염식과, 고염식을 각각 일주일 간 섭취한 뒤 혈압 차이가 4㎜Hg 이상 나면 소금민감성이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