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3배 높여 심장 빨리 뛰고 식은땀·불안 증상 5분 내 주스·사탕으로 당 높여야...
혈중 당(糖) 수치가 70㎎/㎗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은 당뇨병 환자의 45%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그런데 강북삼성병원과 한국노바티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은 저혈당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저혈당이 반복되면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쇼크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이 높아지는 고혈당 관리에만 치중하는 측면이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혈당 위험에 대해선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혈당 조절을 위해 당뇨약 중에서도 설폰요소제를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들은 오히려 고혈당보다 저혈당을 조심해야 한다.
◇ 잦은 저혈당, 사망 위험 3.3배 증가 저혈당 중에서도 저혈당 쇼크는 사망에 이를만큼 위험하다. 저혈당 쇼크는 뇌로 공급돼야 할 포도당이 부족해서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실신하는 상태다. 심하면 혼수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른다. 또한 저혈당 쇼크로 인한 사고도 위험하다. 지난해 8월, 창원에서 당뇨병을 앓던 30대 버스 운전자가 저혈당 쇼크로 인해 정신을 잃고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사망하는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12~19% 더 높다. 잦은 저혈당은 고혈당과 마찬가지로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저혈당 상태가 되면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에피네프린 같은 교감신경 호르몬 분비를 늘린다. 이 과정에서 교감 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항진)하면서 관상동맥을 좁게 만들어 혈류 부전을 일으킨다. 호주 시드니대학 소피아 박사팀은 당뇨병 환자 1만1140명을 대상으로 저혈당과 심혈관 질환 간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심한 저혈당 증상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3.5배로 높고, 사망할 위험은 3.3배로 높았다. 또한 저혈당을 자주 경험한 당뇨병 환자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경희대병원 당뇨병임상연구센터에선 당뇨병 환자 1975명을 대상으로 저혈당과 치매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저혈당을 경험하지 않았던 당뇨병 환자보다 저혈당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이 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 기운 빠지면서 불안·초조, 저혈당 신호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 증상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저혈당 증상을 알아두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대표적인 저혈당 증상은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근거리면서 식은땀이 나고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다. 불안·초조함 같은 정신적인 이상 증세도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손끝·발끝이 저리기도 한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5분 이내로 과일주스와 사탕을 먹어서 당을 높여야 한다. 과일주스는 체내 흡수가 빨라서 저혈당 초기에 당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사탕도 좋다. 그러나 초콜릿은 지질 성분이 많아서 혈당을 빠르게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가 끼니를 거르거나, 평소보다 신체활동이 많은 경우, 당뇨병 약 용량을 늘렸을 때 저혈당이 오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 노인, 증상 없는 저혈당 주의 뚜렷한 증상이 없는 저혈당도 있다. 바로 야간저혈당과 저혈당 무감지증이다. 야간저혈당은 잘 때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 자다가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서 깨게 된다. 저혈당 무감지증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거나, 노인 환자에게 많은데 말그대로 혈당이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들은 자기 전에 혈당 체크를 할 필요가 있으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자기 전 혈당 수치가 100㎎/㎗ 이하라면, 저혈당 대비를 하는 게 좋다. 야간저혈당 위험이 있는 환자는 자기 전에는 머리맡에 과일주스 등을 준비해야 한다.
☞ 저혈당(低血糖) 혈당이 70㎎/㎗보다 낮은 상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다 심하면 저혈당 쇼크가 와서 실신할 수 있다.